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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/보쌈 - 운명을 훔치다

보쌈 - 운명을 훔치다 ep20 권유리 정일우

"저 때문에 서인들을 돕기로 한 것이 불편하십니까?"
"그대를 구하려다 보니 다른 방도를 찾을 수가 없었소."
"잘하셨습니다.
제 생각에도 지금 상황에서 이이첨 그자를 잡을 수 있는 길은 반정밖에 없습니다.
저 하나 때문에 또다시 서방님은 물론이고 온 식구들이 위험해지는 것은 원치 않습니다..
다시 감당해 낼 자신도 없습니다.
하니 절 위하는 반정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."
"하나 반정에 성공하면 전하께서 폐위되실 텐데."
"무릇 왕은 백성들의 어버이라 하였습니다. 
하나 아바마마께서는 권력을 지키기 위해 딸인 저도 버리신 분입니다.
그런 분이 백성들을 위해서 무엇을 할 수 있겠습니까?
물은 낮은 곳으로 흐르고 욕은 높은 곳으로 모인다 하였습니다.
그동안은 그분이 제 아바마마라는 이유로 귀를 막고 있었지만
서방님과 함께하는 동안 도처에서 아바마마에 대한 원성을 들었습니다.
잘못된 것은 바로잡아야 합니다.
잘못된 것을 알면서도 바로잡지 않는다면 필시 반드시 후회할 날이 올 겁니다.
하니 서방님께서는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."
"미안하오."
"그런 말씀 마십시오. 제가 서방님 마음을 모르겠습니까.
그러니 다신 저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십시오."
"고맙소.
무슨 일이 생겨도 주상전하와 소의마마님의 목숨만은 구할 것이오."

 

그럴 일 없겠지만 절대 다른 생각 마시오. 난 끝까지 그대와 함께할 것이오.
하늘도 결코 우리를 갈라놓지 못할 것이오. 내 말 알겠소?

"서방님을 부탁하네. 차돌이도."
"자가, 어찌 하시려고요."
"방금 자네 입으로도 얘기하지 않았는가.
앞으로 벌어질 일은 이미 다 정해져있다고."
"자가, 그건..."
"물론 서방님이 반드시 성공하실 거라고 믿네.
그러니 난 이제 그분 곁에 있을 수가 없을 것이네.
세상에 폐주의 딸과 대비마마의 조카가 부부로 함께할 수 있는 방도 따윈 없네."
"자가."

"앉게. 아직은 옹주이고 자네 상전일세.
마지막 명이 될 수 있으니 따라 주게. 앉게."


"그동안 고마웠네.
못난 날 키워 주고 보살펴 주어.
그 고마움 평생 잊지 않을 걸세.
미안하네, 마지막까지 자네를 힘들게 해서.
정말 미안하네."